모든 언어를 막론하고 공손함은 있습니다. 대화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 포스트에서는 바로 이 공손성이 한국어에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간접화행과 공손성
간접 화행과 공손성에 대하여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 또는 의견 또는 사실을 전달할 때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성격에 따라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을 국어학에서는 두 가지로 나누는데 간접 화행과 직접 화행으로 나눕니다.
쉽게 말해 직접 화행은 문장이 사용된 그대로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고 간접 화행은 문장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어의 문장 유형은 보통 5가지가 있는데 평서문, 명령문, 청유문, 의문문, 감탄문 등입니다. 이렇게 유형이 나뉘는 이유는 직접 화행으로 보면 각각의 유형은 고유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간접 화행에서 평서문이라고 할지라도 의문문을 나타낼 수 있으며 명령의 화행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자동차 문 좀 열어주세요.
- 저기 자동차 문 좀 열어 줄 수 있겠니?
- 내가 지금 손이 없네.
위에서 제시한 예문들은 모두 자동차 문 좀 열어달라는 명령(요청)의 화행을 하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유형은 각기 다릅니다. 명령과 의문 그리고 평서문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위 문장을 듣는 사람은 모두 자동차 문을 열어 줄 것입니다. 그런데 열어 줄 수 있겠니?라고 물었는데 청자는 왜 명령으로 이해하고 문을 열어 줄까요? 그것은 간접 화행이 상투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문장들도 명령으로 이해하는 이유는 문맥과 상황에 있습니다. 내가 지금 두 손이 없다는 말은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으니 내가 문을 못 여는 상황이고 이것을 본 너는 눈칫껏 문을 열어 달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직접 화행을 사용하지 않고 복잡한 간접 화행까지 사용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공손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공손성은 대화에서 청자와 화자간에 갈등을 최소화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체면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개인적인 위치에서 체면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명령 화행은 기본적으로 상대의 체면을 손상 시킬 수 있습니다. 명령이라는 말 그 자체가 그런 역할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명령을 받는 입장에서는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그래서 직접 화행보다는 간접 화행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다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공책 좀 빌려줘. 이 문장은 직설적입니다. 하지만 공책 하나 빌려줄 수 있어? 이 문장은 적극적인 공손이 되고, 공책 하나 빌려주면 안 될까? 이 문장은 소극적 공손에 해당합니다. 너도 공책이 없구나. 이는 암시적이라고 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아예 상대방을 위협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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